파이썬 처음 시작할 때 순서대로 익히는 방법

얼마 전 친구가 파이썬을 배우고 싶다며 설치 화면을 보여줬는데, 첫 질문이 “이제 어디에 입력해?”였다. 코딩을 처음 접하면 문법보다 실행하는 방법이 먼저 막막하다. 그래서 처음에는 어려운 개념을 한꺼번에 외우기보다, 짧은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고 실행하는 흐름부터 익히는 편이 좋다.
설치한 뒤에는 짧은 문장부터 실행하기
파이썬을 설치했다면 먼저 명령을 한 줄씩 입력할 수 있는 대화형 화면을 열어보자. 운영체제에 따라 실행 방법은 조금 다르지만, 파이썬을 실행했을 때 입력을 기다리는 표시가 나타나면 준비가 된 것이다. 여기에 print('안녕하세요')를 입력하고 엔터를 누르면 화면에 안녕하세요가 출력된다. 이 짧은 한 줄에 ‘명령을 입력하고 결과를 확인하는’ 기본 흐름이 들어 있다.
그다음에는 편집기에서 파일을 만들고 이름을 hello.py로 저장해보면 좋다. 파일 안에 같은 print 문장을 적은 뒤 실행하면, 매번 명령을 다시 입력하지 않아도 된다. 대화형 화면은 계산이나 문법을 잠깐 시험할 때 편하고, 파일은 여러 줄의 작업을 저장할 때 편하다. 처음부터 복잡한 개발 도구를 고르느라 시간을 쓰기보다 이 두 방식의 차이를 몸으로 익히는 게 빠르다.
실행이 안 될 때는 입력한 명령과 저장한 파일의 위치를 먼저 확인한다. 파일을 찾을 수 없다는 메시지가 뜬다면 문법이 틀린 게 아니라 현재 작업하는 폴더가 다를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파일이 있는 폴더를 편집기에서 열고 다시 실행하면 원인을 좁히기 쉽다.
변수와 조건문은 생활 속 계산으로 익히기
변수는 값을 담아두는 이름이다. 예를 들어 price = 12000, count = 3이라고 적고 print(price * count)를 실행하면 36000이 나온다. 장바구니에서 물건 세 개의 값을 계산하는 것과 같다. 값을 바꿔 다시 실행하면 결과도 달라지니, 변수의 역할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총액에 따라 배송비를 달리할 수도 있다. if total >= 30000:처럼 조건을 쓰면 ‘총액이 3만 원 이상인가’를 판단한다. 조건이 맞을 때 실행할 문장은 다음 줄에서 들여써야 한다. 파이썬에서는 이 들여쓰기가 단순한 모양 꾸미기가 아니라 어느 문장이 조건에 속하는지 알려준다. 처음에 자주 만나는 오류라서, 코드가 예상과 다르게 움직이면 공백의 위치도 살펴볼 만하다.
문자와 숫자의 차이도 이때 익혀두면 편하다. '12000'은 따옴표 안에 있으므로 숫자가 아니라 문자다. 사용자에게 입력받은 값도 보통 문자로 들어온다. 계산에 쓰려면 int()로 정수로 바꾸는 식의 변환이 필요하다. 계산이 안 되거나 엉뚱한 결과가 나왔다면 값의 종류부터 확인하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반복문은 작은 작업을 여러 번 시켜보기
반복문은 같은 일을 여러 번 할 때 쓴다. 예를 들어 for number in range(1, 6): 다음 줄에 print(number)를 들여써서 적으면 1부터 5까지 차례로 출력된다. 숫자를 다섯 번 직접 적는 것보다 간단하고, 범위를 바꾸기도 쉽다. 다만 range(1, 6)에서 6은 출력되지 않는다는 점은 처음엔 조금 낯설 수 있다.
익숙해지면 반복할 대상을 숫자 대신 목록으로 바꿔보자. fruits = ['사과', '배', '귤']처럼 목록을 만들고 for fruit in fruits:를 사용하면 과일 이름을 하나씩 꺼낼 수 있다. 이 원리를 알면 여러 파일 이름 확인하기, 지출 내역 합산하기, 설문 응답 세기 같은 작업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연습할 때는 예제를 그대로 따라 친 뒤 값을 하나만 바꿔보는 게 좋다. 과일을 하나 더 넣거나 출력 문장을 바꾸면 어떤 부분이 달라지는지 바로 보인다. 반면 여러 줄을 한꺼번에 고치면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 찾기가 어려워진다.
작은 프로그램 하나를 끝까지 만들어보기
기초 문법을 몇 가지 배웠다면 지출 기록처럼 평소에 쓸 만한 프로그램을 하나 골라보자. 예를 들어 하루 지출액을 목록에 적고, 반복문으로 합계를 구한 뒤, 정해둔 예산보다 많이 썼는지 조건문으로 표시할 수 있다. 입력과 계산, 판단, 출력이 모두 들어가지만 규모는 크지 않다.
처음에는 숫자 세 개를 코드에 직접 적어도 충분하다. 합계가 제대로 나오는 걸 확인한 다음 항목을 다섯 개로 늘리고, 그다음에 사용자 입력을 붙이는 식으로 넓혀가면 된다. 완성된 프로그램을 한 번에 만들려 하면 오류가 나도 어디부터 확인해야 할지 막막하다. 작은 기능 하나를 실행하고 결과를 확인하는 방식이 오히려 속도가 난다.
오류 메시지가 나오면 마지막 줄만 보고 포기하기 쉽다. 그런데 메시지에는 문제가 생긴 파일과 줄 번호가 함께 표시되는 경우가 많다. 그 줄의 괄호, 따옴표, 들여쓰기를 먼저 확인하고, 최근에 바꾼 부분을 되돌려보면 의외로 금방 풀린다. 오류를 읽는 시간도 파이썬을 배우는 과정의 일부다.
처음부터 많은 문법을 아는 사람보다, 짧은 코드를 실행하고 고쳐본 사람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편하다. 오늘 만든 몇 줄이 실제로 움직였다면 이미 좋은 출발이다. 그 몇 줄에 필요한 기능을 하나씩 붙이다 보면, 파이썬이 왜 일상적인 작업에도 쓰이는지 자연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