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M 용량 확인하고 내게 맞게 늘리는 방법

얼마 전 노트북이 갑자기 느려져서 RAM을 늘려야 하나 고민했다. 브라우저 탭 몇 개와 문서 프로그램을 켜 둔 상태였는데, 먼저 사용량을 확인해 보니 원인이 꽤 분명했다. RAM은 무조건 많이 달기보다 지금 어디에서 불편한지 확인하고 고르는 편이 낫다.
지금 쓰는 RAM 용량부터 확인하기
RAM은 실행 중인 프로그램이 필요한 데이터를 잠시 올려두는 공간이다. 책상에 비유하면 책상 위 작업 공간에 가깝다. 공간이 부족하면 컴퓨터가 저장장치를 임시 작업 공간으로 쓰면서 프로그램을 오갈 때 버벅일 수 있다. 다만 컴퓨터가 느리다는 이유만으로 RAM 부족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저장 공간 부족이나 오래 실행된 프로그램도 비슷한 느낌을 준다.
윈도우에서는 Ctrl·Shift·Esc를 함께 눌러 작업 관리자를 열고, 성능 메뉴의 메모리 항목을 보면 설치된 용량과 현재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다. 앱별 사용량은 프로세스 메뉴에서 볼 수 있다. 맥에서는 화면 왼쪽 위의 사과 메뉴에서 ‘이 Mac에 관하여’를 열어 메모리 용량을 확인하고, 활동 모니터의 메모리 탭에서 사용 상태를 살피면 된다.
한 번 찍힌 숫자보다 평소 작업할 때의 상태가 더 중요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는 여유가 있는데 화상회의를 시작하고 브라우저 탭을 여러 개 열자마자 사용량이 크게 늘어난다면, 그때가 판단 기준이다. 윈도우의 메모리 사용률만 보지 말고 디스크 사용량이 함께 치솟는지도 살피면 좋다. 맥에서는 활동 모니터의 메모리 압력 그래프가 작업 중 계속 높게 표시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느려지는 순간으로 부족 여부 가려내기
RAM이 부족할 때 흔한 장면은 프로그램을 여러 개 열수록 전환이 굼떠지는 것이다. 브라우저로 자료를 찾다가 문서로 돌아왔는데 화면이 늦게 나타나거나, 잠깐 다른 앱에 다녀온 뒤 탭이 다시 로딩되는 식이다. 반면 특정 프로그램 하나만 유난히 느리다면 그 프로그램의 설정이나 저장장치 상태도 함께 봐야 한다.
예를 들어 브라우저 탭 20개, 메신저, 문서 편집기, 화상회의를 동시에 쓰는 사람과 인터넷 검색 창 몇 개만 여는 사람은 필요한 용량이 다르다. 작업 관리자를 켜 둔 채 평소처럼 10분쯤 사용해 보면 어떤 앱이 메모리를 많이 쓰는지 감이 잡힌다. 쓰지 않는 앱을 닫았을 때 버벅임이 줄어든다면 RAM 여유가 작업 경험에 영향을 주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운영체제는 남는 RAM을 성능 향상에 활용하기도 한다. 사용량이 높게 표시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구매를 결정할 필요는 없다. 실제로 끊김이 생기는지, 그 순간 사용 가능한 메모리가 부족한지를 함께 보는 게 정확하다.
내 사용 방식에 맞춰 용량 고르기
웹 검색, 문서 작성, 동영상 시청이 주된 용도라면 8GB로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탭을 많이 열거나 화상회의와 문서 작업을 함께 한다면 16GB가 한결 편하다. 사진 편집, 큰 파일 작업, 여러 프로그램을 동시에 띄우는 일이 잦다면 32GB를 고려할 만하다. 영상 편집이나 가상 머신처럼 메모리를 많이 쓰는 작업은 프로젝트 규모에 따라 그 이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최대한 큰 용량’이 아니라 평소 사용량과 예산이다. 현재 8GB인데 작업 중 메모리가 자주 부족하고 앱을 닫으면 속도가 나아진다면 16GB로 늘리는 변화가 체감될 수 있다. 이미 16GB에서 여유가 충분하다면 32GB로 바꿔도 일상적인 인터넷 검색이 눈에 띄게 빨라지지는 않을 수 있다.
새 컴퓨터를 고를 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된다. 특히 나중에 RAM을 늘릴 수 없는 제품이라면 앞으로 몇 년 동안 쓸 프로그램과 동시 작업량까지 생각해 두는 편이 마음 편하다.
구매 전에 호환성과 확장 가능 여부 확인하기
RAM을 주문하기 전에는 컴퓨터 모델명과 제조사 사양표를 확인해야 한다. 데스크톱용과 노트북용은 모듈 크기가 다르고, DDR4와 DDR5도 서로 맞지 않는다. 현재 꽂힌 RAM의 종류, 빈 슬롯 수, 기기가 지원하는 최대 용량을 함께 확인하자. 노트북이나 맥 중에는 RAM이 기판에 붙어 있어 구매 후 교체할 수 없는 제품도 있다.
예를 들어 슬롯이 두 개이고 8GB 모듈 하나가 꽂혀 있다면, 빈 슬롯에 호환되는 8GB 모듈을 추가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두 슬롯에 각각 4GB가 꽂혀 있다면 16GB로 늘릴 때 기존 모듈을 빼야 할 수 있다. 같은 용량과 규격의 모듈을 짝지어 쓰면 성능 면에서 유리한 경우가 있지만, 실제 동작 속도는 컴퓨터의 지원 사양과 설정에도 영향을 받는다.
직접 장착한다면 전원을 완전히 끄고 전원 케이블을 분리한 뒤 제품 설명서의 순서를 따르는 게 안전하다. 장착 후에는 작업 관리자나 시스템 정보에서 새 용량이 제대로 인식되는지 확인하면 된다. 숫자가 예상보다 작게 보인다면 모듈이 끝까지 꽂혔는지, 기기가 해당 용량을 지원하는지부터 살펴볼 만하다.
내 경우에는 느려지는 순간의 사용량을 확인한 덕분에 필요한 용량을 고르기가 쉬웠다. RAM은 숫자만 비교하기보다 내 컴퓨터에서 실제로 어떤 작업을 하는지부터 보는 게 가장 실용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