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마지막주 대표기도 자연스럽게 준비하는 방법

얼마 전 예배 순서지를 보다가 10월 마지막 주 기도 순서를 맡은 분이 한참 메모를 고치는 모습을 봤습니다. 한 달의 끝이라 감사할 일도 많고, 다음 달을 앞둔 마음도 담고 싶으니 첫 문장부터 고민된다고 하더군요. 10월 마지막주 대표기도는 특별한 표현을 찾기보다, 함께 예배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차분히 모으는 데서 시작하면 좋습니다.
기도문을 쓰기 전에 생각할 세 가지
대표기도는 혼자 드리는 기도와 조금 다릅니다. 개인적인 사정을 길게 말하기보다 회중이 함께 고백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야 자연스럽습니다. 감사, 돌아봄, 간구의 흐름을 먼저 적어두면 문장을 고칠 때도 중심을 잡기 쉽습니다.
- 감사: 지난 한 달을 지켜 주신 은혜와 평범한 일상에 대한 고마움
- 돌아봄: 바쁨 속에서 놓친 사랑과 믿음의 모습을 겸손히 고백하는 마음
- 간구: 어려운 이웃, 교회 공동체, 다가올 시간을 위한 기도
10월의 끝자락에는 계절 이야기를 한두 문장 넣어도 잘 어울립니다. 다만 모든 사람이 같은 한 달을 보낸 것은 아닙니다. 풍성함을 누린 사람도 있지만 병이나 경제적인 걱정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 사람도 있지요. 그래서 감사와 함께 위로를 구하는 문장을 넣으면 더 많은 사람이 마음으로 함께할 수 있습니다.
예배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대표기도문
사랑과 은혜가 풍성하신 하나님, 10월의 마지막 주일에 저희를 예배의 자리로 불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 달 동안 걸어온 길을 돌아보니 기쁜 날에도, 마음이 무거운 날에도 저희를 붙들어 주셨음을 고백합니다. 익숙해서 지나쳤던 하루의 평안과 곁에 있는 사람들의 따뜻한 손길까지 감사의 마음으로 받게 하소서.
하나님, 저희의 말과 행동을 돌아봅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가족과 이웃의 마음을 충분히 살피지 못했고, 내 생각을 앞세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 못할 때도 있었습니다. 저희의 부족함을 용서하시고, 예배에서 받은 사랑을 일상 속에서 실천하게 하소서. 먼저 안부를 묻고 작은 도움을 건넬 수 있는 마음을 주옵소서.
이 시간 몸과 마음이 지친 분들을 기억합니다. 치료를 받는 이에게 회복의 힘을 주시고, 돌보는 가족에게도 쉼을 허락하소서. 일터와 가정의 문제로 앞날이 막막한 분에게 필요한 길을 열어 주시고, 혼자라고 느끼는 분 곁에 위로할 사람을 보내 주소서. 저희도 누군가의 어려움을 지나치지 않고 함께 짐을 나누는 공동체가 되게 하소서.
저희 교회를 위해 기도합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졌어도 존중하며 듣게 하시고, 맡은 자리에서 묵묵히 섬기는 손길에 새 힘을 더해 주소서. 말씀을 전하시는 목회자에게 지혜를 주시고, 예배를 준비하는 모든 이의 수고 위에도 은혜를 더해 주옵소서. 어린이와 청소년, 어른과 어르신이 함께 믿음 안에서 자라게 하소서.
다가오는 새로운 달에도 저희가 서두르는 마음보다 하나님을 신뢰하는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계획대로 되지 않는 순간에도 서로를 탓하기보다 함께 길을 찾게 하시고, 기쁜 일이 있을 때는 감사함을 잊지 않게 하소서. 오늘 드리는 찬양과 말씀 가운데 저희 마음을 새롭게 해 주시기를 바라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교회 상황에 맞게 바꾸면 더 자연스럽습니다
위 기도문을 그대로 읽어도 되지만, 실제 공동체의 상황을 한두 군데 반영하면 훨씬 가까운 기도가 됩니다. 예를 들어 교회에 환우가 있다면 회복을 구하는 대목을 조금 더 또렷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새가족을 맞이하는 주일이라면 서로를 환영하고 편안히 어울리게 해 달라는 한 문장을 보태도 좋습니다.
특별한 행사가 없는 주일이라면 억지로 일정을 넣을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주중의 일터, 학교, 가정처럼 회중 대부분이 공감할 수 있는 자리를 떠올려 보세요. 기도 제목을 너무 많이 나열하면 듣는 사람도 흐름을 놓치기 쉽습니다. 공동체에 꼭 필요한 내용 두세 가지를 골라 구체적으로 기도하는 편이 편안하게 들립니다.
읽을 때는 문장보다 호흡을 챙기세요
기도문을 쓴 뒤에는 소리 내어 한 번 읽어보는 게 좋습니다. 눈으로 볼 때 매끄러운 문장도 막상 읽으면 숨이 차거나 단어가 겹칠 수 있거든요. 한 문장이 너무 길다면 쉼표를 늘리기보다 두 문장으로 나누는 편이 낫습니다. 평소 말하는 속도로 읽어 보고, 회중이 마음을 모을 수 있도록 중요한 문장 뒤에는 잠깐 쉬어 주세요.
대표기도를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크면 멋진 표현을 계속 덧붙이게 됩니다. 그런데 오래 기억에 남는 기도는 대개 솔직하고 알아듣기 쉬운 말로 드린 기도였습니다. 10월의 마지막 주일에도 지나온 날에 감사하고 곁의 사람을 돌아보는 마음이 담긴다면, 그 마음은 회중에게도 자연스럽게 전해질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