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선택할 때 확인해야 할 것들

얼마 전 지인이 보증금 반환 문제로 법무법인을 찾다가 상담 예약만 세 군데 잡았다고 했다. 이름이 알려진 곳부터 연락했지만, 막상 비교하려니 어디를 봐야 할지 모르겠다는 거였다. 법률 문제는 사정마다 달라서 광고 문구나 사무실 규모만으로 고르기 어렵다. 상담에서 누가 내 사건을 맡고, 어떤 일을 하며, 비용은 어디까지인지 확인하는 편이 훨씬 실질적이다.
먼저 내 사건을 짧게 설명할 수 있게 준비하기
법무법인을 찾기 전에 사건의 흐름을 날짜순으로 적어두면 상담 시간이 알차진다. 예를 들어 보증금 문제라면 계약일, 퇴거일, 반환을 요청한 날짜, 상대방의 답변, 현재까지 받은 돈을 한 장에 적는 식이다. 문자나 계약서처럼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내용은 자료로 챙긴다. 상대방에게 불리한 내용뿐 아니라 내게 불리할 수 있는 사실도 빼지 않는 게 좋다. 뒤늦게 드러나면 처음 들은 조언의 전제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원하는 결과도 구체적이면 좋다. ‘이기고 싶다’보다 ‘보증금 3천만 원을 언제까지 돌려받고 싶다’가 상담에 도움이 된다. 소송을 생각하는지, 협의로 끝내고 싶은지, 당장 답해야 하는 연락이나 서류가 있는지도 함께 말할 수 있다. 사건에 따라 중요한 날짜와 필요한 절차가 다르므로, 기한이 임박했다면 상담 예약 때부터 그 사실을 알리는 편이 안전하다.
법무법인 이름보다 실제 담당자를 확인하기
상담할 때는 누가 사건을 주로 맡는지 물어보자. 처음 상담한 변호사가 이후 서면 작성과 상대방 대응, 재판 출석까지 모두 담당하는지, 업무를 나눠 맡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법무법인은 법인 명의로 업무를 수행하면서 담당 변호사를 지정하도록 변호사법에 규정돼 있다. 의뢰인 입장에서도 담당자와 연락 방식을 알아야 진행 상황을 묻기 쉽다.
비슷한 사건을 다룬 경험을 물을 때는 ‘몇 건이나 이겼나요?’보다 내 사건에서 예상되는 쟁점을 묻는 편이 유용하다. 같은 보증금 분쟁이라도 계약서 내용, 반환 약속을 입증할 자료, 집주인의 상황에 따라 접근이 달라질 수 있다. 좋은 설명이라면 유리한 점과 불확실한 점을 함께 다룰 것이다. 상담 자리에서 결과를 단정하기보다 어떤 자료가 더 필요한지 말해주는지도 살펴볼 만하다.
대한변호사협회에서는 변호사와 법인을 검색할 수 있다. 상담한 사람의 이름과 계약서에 적힌 법무법인 이름을 확인할 때 활용하면 된다. 이름이 비슷한 곳도 있으니 명칭을 정확히 맞춰 보는 게 좋다.
견적은 금액보다 포함된 일을 비교하기
두 곳에서 같은 금액을 제시해도 제공하는 업무가 같다는 뜻은 아니다. 한 곳은 내용증명 작성과 협의까지, 다른 곳은 소송 제기부터 첫 재판 단계까지를 말할 수 있다. 그래서 견적을 들을 때는 상담, 서류 작성, 협상, 소송, 항소 중 어디까지 포함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사건이 길어지거나 새로운 절차가 필요할 때 추가 비용이 생기는지도 함께 묻는다.
계약서에는 보수의 지급 시점과 조건을 읽어봐야 한다. 별도로 부담하는 인지대, 송달료 같은 비용이 있는지, 사건이 중간에 끝나면 이미 낸 돈을 어떻게 처리하는지도 중요하다. 성공보수 약정이 있다면 무엇을 ‘성공’으로 보는지까지 문장으로 확인하는 편이 좋다. 일부 금액만 돌려받았을 때와 전액을 받았을 때의 계산이 같은지처럼, 내 사건에 맞는 사례를 들어 질문하면 이해하기 쉽다. 계약 내용이 모호하면 서명 전에 설명을 요청하고 문서에 반영하는 게 낫다.
맡긴 뒤에는 연락과 자료 전달 방식을 맞추기
사건을 맡기면 첫 상담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새로 받은 문자나 상대방의 제안처럼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자료가 생긴다. 어떤 자료를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보내면 되는지 정해두면 빠뜨릴 가능성이 줄어든다. 진행 상황을 언제 알려주는지, 급한 연락은 어디로 해야 하는지도 초기에 맞춰두면 답을 기다리는 동안의 불안이 덜하다.
여러 법무법인을 비교할 때는 상담 직후 들은 내용을 간단히 적어두는 편이 좋다. 담당자, 예상 절차, 필요한 자료, 비용에 포함된 업무, 다음 연락 시점을 같은 항목으로 적으면 차이가 보인다. 법률 문제를 맡기는 일인 만큼 말을 가장 자신 있게 하는 곳보다 내 사정을 정확히 듣고 다음 단계를 분명하게 설명하는 곳에 마음이 간다.
